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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호목사의 교회이야기

1004와의 만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유행 속 추석이 다가오면서 귀성 여부를 놓고 시어머니와 며느리 간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신규 확진자 수가 다소 감소하면서 고향 방문을 요구하는 시댁과 ‘조상이 코로나도 막아주느냐’는 며느리들의 불안감이 ‘신(新) 고부갈등’을 빚고 있는 것이다.

신혼 1년차 30대 주부 김모씨는 이번 추석 귀성이 확정됐다. 시어머니가 “휴게소만 들르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니냐”며 김씨의 귀성을 당연한 듯 결정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정부가 고향 방문 자체를 최소화해 달라고 호소하는데도 50대인 젊은 시부모님이 눈치도 없이 내려오라 하셔서 당황스럽다. 며느리랑 오순도순 같이 장도 보고, 갈비찜과 송편을 만들자는데 이 시국에 알콩달콩 고부 놀이를 하고 싶은가 보다”며 푸념했다.

시부모와의 갈등은 여차하면 부부싸움으로 확전된다. 김씨가 섭섭한 기색을 내비치자 남편이 “결혼한 지 10년 된 것도 아니고, 어머니가 며느리 먹이겠다고 며칠 전부터 새벽같이 일어나 음식 준비했다는데 그것도 이해 못 해주느냐”고 핀잔을 줬기 때문이다. 김씨는 “중간에서 조율은 못 할망정 오히려 나를 나무라는 이 사람이랑 평생 어찌 살아야 할지 고민된다”고 했다.

추석 전날 귀성하기로 한 30대 주부 최모씨도 “며느리가 시부모 말을 어려워하는 것을 알고 나한테만 연락해 귀향을 통보하듯 말씀하셨다”고 억울해 했다. 시부모님이 ‘위험해서 이번엔 안 가겠다’는 남편의 말엔 반박조차 못 하시더니 자신에게 슬그머니 다시 전화해 “그래도 명절이니 내려오라”고 했다는 것이다.

맘카페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귀성을 앞둔 며느리들의 성토가 끊이지 않는다. 한 맘카페 회원은 “(시부모님께) 위험하지 않겠냐고 슬쩍 말씀드렸더니 ‘조상님이 보살펴 주실 테니 걱정 말고 오라’고 하셔서 어이가 없었다”고 적었다. 다른 회원은 “온 나라가 난리인데 시부모님은 코로나가 시댁만 비껴갈 것이라고 믿으시는 것 같다”고 했다. 맘카페에서는 시댁 방문이 확정된 이들과 방문하지 않기로 한 이들 간 희비가 엇갈렸다. 귀향이 예정된 이들에게는 위로를, 명절 스트레스에서 벗어난 이들에게는 부러움을 표했다.

http://n.news.naver.com/article/005/0001367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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