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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감독상 박찬욱 “영화관 영원해야…아시아 영화 교류 활성화 됐으면”
입력 : 2022.05.29 11:26
칸|오경민 기자

영화 <헤어질 결심>의 박찬욱 감독이 제 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올해 칸영화제 심사위원 중 한 명인 배우 레베카 홀이 28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대극장에서 열린 폐막식에서 박 감독을 감독상 수상자로 호명했다. 박 감독은 이로써 칸영화제 경쟁부문에서 3번째 상을 수상했다. 앞서 그는 2004년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그는 수상 이후 주어진 발언 기회에서 거듭 차례 극장의 필요성를 강조했다. 먼저 그는 수상 직후 무대에 올라 “코로나19 시대를 겪으면서 우리 인류가 국경을 높이 올릴 때도 있었지만 하나의 단일한 공포와 근심을 공유하기도 했다. 극장이라는 곳이 얼마나 소중한 곳인지 우리 모두가 깨닫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며 “우리가 이 질병을 이겨낼 희망과 힘을 가진 것처럼, 우리 영화인들도 영화관과 영화를 영원히 지킬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후 ‘팔레 드 페스티벌’에서 진행된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서도 “어떤 이들은 (최근의 경향을 두고) 이것은 영화관의 위험이지 영화의 위험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 생각엔 영화관이 곧 영화다. 집중력을 가지고 여러 사람과 함께 동시에 영화를 본다는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저 역시 유튜브에서 즐길 수 있는 단편영화를 최근 발표했고, TV시리즈를 만든 적 있으며 앞으로도 만들 것이지만 각각의 작품에 맞는 플랫폼이 있는 것이다. 극장에서 보도록 만든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 한다”고 했다.

기자실에 방문해 한국 매체들과 인터뷰하면서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영화관을 다시 찾았을 때 충격을 받았다. 영화관을 당연하게만 생각하고 있다가, (영화관을 부활시켜야겠다는) 소명의식 같은 것이 생길만큼 놀랐다”며 “그래서 영화가 영화일 수 있는, 영화의 기본을 좀 더 깊이 파고든 그런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강한 열망을 느꼈다. 그래서 <헤어질 결심>이 지금 이런 형태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받은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추락해 사망한 남성의 사건을 수사하던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부인 서래(탕웨이)를 의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고전적이고 우아한, 영화적인 영화라는 평가를 받았다.

박 감독은 <공동경비구역 JSA>, <복수는 나의 것>, <박쥐> 등을 함께 작업한 배우 송강호씨와 같은 날 상을 받은 기쁨도 털어놨다. 이날 송강호씨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브로커>로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박 감독은 “(칸영화제는) 한 영화에 감독상과 주연상을 동시에 주지 않으니까, 따로 온 덕에 이렇게 같이 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더 재밌다”고 말했다. 그는 “제 영화에는 중국인 배우가 나오고, <브로커>는 일본 감독의 각본과 연출로 만들어졌다. 아시아의 인적 자원과 자본이 교류하는 것이 정말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유럽은 1960~70년대부터 힘을 합쳐 좋은 영화를 만들어왔는데, 이제 아시아도 한국이 중심이 됐든 어디가 됐든 이런 교류가 더 활성화되면 좋겠다”고 했다.

<헤어질 결심>은 미 영화매체 스크린데일리 등 세계 각국 매체로부터 받은 평점에서 21개 경쟁작 중 최고점을 받았지만 황금종려상을 수상하지는 못했다. 올해 황금종려상은 스웨덴 감독 루벤 외스틀룬드의 <슬픔의 삼각형>에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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