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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호목사의 교회이야기

1004와의 만남


"다 같이 2020년은 없던 셈 치고 새로 시작하면 안될까요?"

사상 초유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겪고 있는 20대들의 공통된 푸념이다.

지난해 중국에서 최초 보고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유행은 올해 전 세계 일상을 뒤흔들었다. 국내에선 지난 1월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지금까지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코로나19의 대유행은 대학 생활부터 취업, 군대 생활 등 20대 청년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코로나 '뉴노멀(New normal, 시대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표준)'을 맞이한 청년들은 2020년을 '지우고 싶은 해'라고 말한다.

20학번 ‘미개봉 중고’ 새내기의 등장

고현지(가명·23) 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직장생활을 하다 올해 뒤늦게 학업의 꿈을 이뤘다. 대학 생활에 큰 기대감을 가지고 입학했지만 그는 "코로나로 인해 기대했던 대학 생활을 하나도 경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고씨가 2학기(약 7개월) 동안 학교에 나간 기간은 2개월에 불과했다. 그것도 소규모 대면 수업을 선택해서 가능한 일이었다. 학교를 나가 수업을 들은 시간보다 온라인으로 강의를 들은 시간이 더 많은 것이다.

그는 "동기 대부분이 서로 마스크를 벗은 얼굴을 모른다"면서 "동아리에 들어갔는데 한 번도 활동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면수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다보니 대학 동기나 선후배 간 만남뿐 아니라 축제나 미팅, 동아리 행사 등 학교 행사의 대부분을 경험해보지 못했다. 고 씨는 "아직 나도 학교 지리를 다 모르는데 새내기가 들어오는 상황"이라면서 "인터넷 강의를 듣던 시절과 다를 게 없다"고 덧붙였다.

올해 부푼 맘을 가지고 대학에 입학한 이종우(20·남) 씨도 마찬가지다. 고등학교 시절 대학 생활만 바라보고 공부했다던 그는 "평생에 한 번뿐인 새내기 행사를 놓친 게 가장 아쉽다"며 "대학의 꽃은 축제라던데, 온라인으로 본 게 전부"라고 답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20학번은 미개봉 중고'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등장했다.

코로나로 취업 시장 얼었다...취준생 "1년 날린 기분"

코로나로 인한 피해를 더 비관적으로 느끼는 청년들도 있었다. 취업을 준비하는 20대들이다.

취업준비생 김용현(24·여) 씨는 서울의 한 공립대를 졸업했다. 그는 코로나가 세상을 덮치기 직전인 1월 인턴에 합격해 3월 미국으로 떠났다.

하지만 코로나 여파로 6개월의 인턴기간 중에 한 달도 채우지 못하고 돌아와야만 했다. 해외 인턴을 위해 준비한 비용과 시간은 모두 매몰 비용(지불 후 회수할 수 없는 비용)이 된 셈.

김 씨는 "(한국에 돌아와서) 구직 사이트를 습관처럼 들어갔지만 채용 공고가 거의 뜨지 않았다"면서 "인턴 공고라도 한번 뜨면 사람들이 몰려 '금턴(금같이 귀한 인턴)'이라는 말도 나왔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김주원(26·여) 씨는 길어지는 취업난에 심리적인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취업 경쟁률이 과열된 상황에서 '코로나 블루'까지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날 기미 없이 이어지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스트레스와 우울감도 커진다는 것.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2020 건강투자 인식조사'에 따르면 20대 여성의 절반 이상(56.7%)이 '코로나 블루'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활동이 위축되고 감염의 우려가 높아지면서 스트레스와 불안감이 증폭해 나타나는 우울증이다.

얼어붙은 취업 시장이 언제 나아질지 모른다는 점도 막막한 요소 중 하나다. 10월 12일 '사람인'이 197개사를 대상으로 '하반기 채용계획 변동성'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50.3%가 올 하반기 계획했던 채용을 미루거나 축소, 취소했다고 밝혔다.

취업준비생 김영민(24·남) 씨는 "안 그래도 힘든 취업이 코로나 여파로 얼어붙었다"면서 "내년엔 꼭 상황이 나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군대에 갇힌 20대 청년들 “스트레스 극에 달해”

코로나19 장기화로 병역의 의무를 하던 군 장병들도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국방부가 이달 7일까지였던 출타(휴가·외박) 제한을 28일까지로 한 차례 더 연장한 것이다. 이로써 올해 누적된 휴가·외박 통제만 165일에 달한다. 1년의 절반 가량이나 되는 기간이나 영내에 갇혀지낸 셈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각 부대 지휘관들이 장병들의 피로도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최대한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연초부터 출타 제한이 이어지자 장병들의 심리적 피로감은 쌓여가고 있다.

육군 모 부대 소속 병사 이 모씨(23·남)는 "나갈 만하면 출타 제한이 반복된다"면서 "계속 휴가를 나가지 못하니 다들 신경이 곤두서있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그는 "세상과 단절된 것 같다는 심리적인 고립감이 가장 힘들다"면서 "6개월 이상 나가지 못해 애인과 헤어지는 동기들도 꽤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부대 소속 고모씨(24·남)는 "휴가를 나가지 못하는 상황을 이해는 한다"면서도 "가족이 제일 보고 싶다"면서 "(외부에 나가지 못해) 심리적으로 많이 지친 상태"라고 덧붙였다.

http://n.news.naver.com/article/018/0004808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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