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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호목사의 교회이야기

1004와의 만남



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08/0004916032?sid=104


이변은 없었다. 38년간 철권 통치를 이어온 '아시아 최장기 독재자' 훈센 캄보디아 총리(72)가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다. 예상된 결과가 나오면서 이제 관심은 훈센 총리의 후계자에 쏠린다. 훈센 총리는 이번 총선에서 연임에 성공하면 총리직을 장남 훈마넷에게 불려주는 '부자(父子) 세습'을 공언한 상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훈센 총리가 이끄는 캄보디아인민당(CCP)은 23일 총선 투표가 끝난 뒤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고 발표했다. 이날 총선 투표는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까지 전국 2만3789개의 투표소에서 진행됐다. 캄보디아 선거관리위원회는 최종 투표율이 84.2%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현재 개표가 진행 중이며 CCP는 전체 125석 중 120석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선은 18개 정당이 경쟁을 벌였지만, 반대도 없고 선택의 여지도 없는 선거였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훈센 총리가 경쟁자를 제거하면서 독주를 펼쳤기 때문이다.


선관위는 총선 직전 최대 정적인 삼랭시 전 캄보디아구국당(CNRP) 대표에게 선거 개입 혐의를 씌워 25년간 공직 출마를 금지했다. 지난 3월에는 야당 거물급 인사인 켐 소카 전 CNRP 대표가 정치법 위반 혐의로 가택연금에 처해졌다. CNRP 출신 인사들이 만든 촛불당(CP)은 서류 미비를 이유로 총선 참여 자격을 박탈당했다.


언론 탄압도 서슴지 않았다. 훈센 총리는 지난 2월 캄보디아에 남은 마지막 독립매체 '민주주의의 소리'(VOD)에 대해 폐간을 명령했다. 뉴욕타임스(NYT)는 "VOD는 사회·정치적 이슈를 공격적으로 보도해 훈센 총리의 심기를 건드렸다"며 "총리는 VOD가 그의 아들이자 후계자인 훈마넷에 대해 언급한 것에 분노했으며, 사과받았지만 만족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무늬만 민주주의인 선거였지만, 국제사회는 캄보디아 총선에 주목했다. 이번 선거가 '훈센 왕조'의 시작점으로 평가돼서다. 70대인 훈센 총리는 일찌감치 장남 훈마넷을 자신의 후계자로 점찍었다. 훈센 총리는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2023년 이후에는 총리의 아버지가 되고 2030년대에는 총리의 할아버지가 될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훈센 총리는 2028년까지 자신이 집권한 뒤 아들에게 총리 자리를 물려주겠다는 계획이었는데, 총선 사흘 전 권력을 조기에 이양할 뜻이 있음을 밝혔다. 훈센 총리는 지난 20일 중국 봉황TV 인터뷰에서 "총선 후 3~4주가 지나면 훈마넷이 총리가 될 수도 있다"며 "그가 직무를 잘 수행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훈센 총리는 이번 총선 승리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권력 세습 작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46세인 훈마넷은 미국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캄보디아군에 입대했다. 현재 군 부사령관이자 육군 대장을 맡고 있으며 CPP 중앙위원회 상임위원도 겸임하고 있다. 캄보디아 총리는 국회 제1당이 국왕에게 추천하면 국왕이 임명하는 절차를 거친다. 훈센 총리가 독재자로 군림하고 있어 권력 이양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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