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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호목사의 교회이야기

1004와의 만남


자궁 내막암은 초기에 증상이 뚜렷하지만 인지하지 못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불규칙한 생리와 생리 과다, 생리가 아닌 이상 출혈이 있으면 내막암을 의심할 수 있다. 특히 폐경 이후 출혈이 발생하는 여성은 꼭 자궁 내막암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생리 기간이 아닌데, 이상 출혈이 생겼다면 산부인과 검진을 통해 초음파 검사가 권고된다.

자궁 내막암은 초기라도 자궁과 난소 양쪽을 제거하는 수술 치료가 원칙이다. 자궁 경부암이나 난소암 등 다른 부인암에 비해 수술 성적이 좋다. 필요에 따라 주변으로 전이 여부 확인, 병기 설정, 후속 치료법 결정을 위해 골반 및 주변 림프절 절제를 수술과 동시에 시행한다. 문제는 이런 림프절 절제가 필히 다리가 퉁퉁 붓는 부종 등 합병증 발생률을 높여 완치 이후 삶의 질에 안 좋은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다행히 2020년 11월부터 림프절 절제 없이 암 전이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감시 림프절 검사법)이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아 의료 일선에서 적용 사례가 늘고 있다. 감시 림프절은 암의 전이가 가장 먼저 발생하는 곳이다. 여기에 암세포가 퍼졌는지 확인하면 전체 림프절을 잘라내지 않고도 전이 상태를 알 수 있고 그에 따른 후속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는 것. 기존에는 자궁 내막암 환자, 특히 초기 환자의 대부분이 림프절 전이가 없음에도 림프절을 잘라내 확인하는 것이 표준 치료법이었다. 그에 따라 30~40%에서 부종이 발생하는 등 합병증과 수술 시간 및 의료 비용이 증가하는 문제가 있었다. 감시 림프절 검사법은 암세포만을 형광으로 염색시키는 색소를 수술 중 암 주변에 주입한 뒤 빛을 쪼여 형광 발현 영상을 얻는 기술이다. 이 교수는 “이 검사법을 통해 림프절 절제가 불필요한 자궁 내막암 환자를 효과적으로 선별할 수 있다. 초기 자궁 내막암 치료의 패러다임 변화를 불러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술은 병기나 환자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요즘은 개복하지 않고 복강경(구멍 1개만 뚫어 진행)이나 로봇을 활용한 최소 침습 수술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최근 젊은 자궁 내막암 환자가 급증하면서 임신·출산을 고려한 약물 치료(먹는 호르몬제 혹은 자궁 안에 약물 분비 장치 삽입) 연구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다만 약물 치료의 성공률은 50% 정도이고 환자에 따라 효과가 없거나 재발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의료진과 상담을 통해 면밀한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 교수는 “자궁 내막암은 이상 출혈 등 초기 증상이 비교적 뚜렷해 증상 발생 즉시 가까운 산부인과를 찾기만 해도 일찍 발견할 수 있는데, 몇 년씩 방치하다 진행된 후에 오는 안타까운 환자들이 아직 많다”면서 “조기 발견율을 높이기 위해 국가건강검진에 골반(질)초음파 검사 항목을 넣는 것도 정책적으로 고려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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