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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호목사의 교회이야기

1004와의 만남



미국의 의료보험

카나리안 by  조회 수:0 2020.05.23 00:54

미국에 코로나가 퍼지면서 미국의 의료 시스템에 관한 글들이 좀 보이는데요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미국 의료보험에 대해 좀 적어보고자 합니다. 

별로 궁금하시지 않으신 분들은 뒤로가기를 클릭..... ㅡ.ㅡ;;

 

1. 미국 의료보험은 영리 목적의 사보험입니다

미국 의료보험은 한국의 손해보험, 자동차 보험처럼 보험회사에서 판매하는 상품입니다.

가입자가 많은 의료보험회사로는 Kaiser, Cigna, Blue Cross Blue Shield (BCBS) 등이 있습니다.

 

2. 모든 병원이 모든 보험을 받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여러 의료보험회사가 있기 때문에 병원을 방문하기 전에 그 병원에서 자기가 가입한

의료보험을 받는지를 의료보험회사 사이트에서 확인을 해야합니다. 

이걸 in-network, out-of-network 이라고 하는데 in-network이 아닌 병원을 갈 경우 

본인 부담금이 엄청나게 늘어납니다.

 

3. 같은 보험회사라도 다른 종류의 의료보험이 있습니다.

1번 항목에서 언급했듯이 미국의 의료보험은 일종의 보험 상품입니다.

따라서 같은 보험회사라도 몇가지 다른 종류의 의료보험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HMO랑 PPO 라는 게 있는데 

HMO 가입자는 in-network에 있는 의사 general physician ( 한국으로 치면 내과의사) 중에서

자기 주치의를 지정하고 병원에 갈 일이 있으면 무조건 자기 주치의를 먼저 봐야합니다.

예로 내가 피부병이 생겨 피부과 의사를 봐야하는 경우 피부과 의사를 바로 찾아가면 안되고

일단 자기 주치의를 본 다음 주치의가 피부과 의사를 보는 것이 좋겠다는 진단이 되어

어느 피부과 의사를 보라는 소견서를 써주면 그걸로 지정한 피부과 의사를 봐야합니다.

반면 PPO 가입자는 주치의 소견서 없이 자기가 바로 피부과 의사를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당연히 PPO가 HMO 보다 보험료가 비쌉니다.

 

4. 자영업자들과 직장인들의 의료보험

보통 미국에서 취직을 하면 직장에서는 사원복지의 일환으로 한 의료보험회사와 

계약을 해서 의료보험 일부를  회사에서 부담을 합니다. 

(제 예전 회사에선  Cigna 랑 계약을 했었고 지금 회산 BCBS 입니다.)

따라서 본인이 의료보험회사를 선택할 수는 없고 의료보험 상품 (HMO, PPO 등) 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의료보험 회사 입장에서는 이런 회사들이 자기들한테

큰 고객이기 때문에 직장을 통해서 의료보험을 가입할 경우 별 제약없이 

의료보험에 가입할 수 있고 보험료는 가족수와 상품 종류에 따라 차등이 있지

나이나 건강 상태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그런데 자영업자의 경우는 자기가 직접 의료보험회사를 선택해서 가입을 하는데

이게 좀 까다롭습니다. 의료보험회사 입장에선 이런 개인 가입자들은 큰 고객이 

아니기 때문에 가입자의 건강상태에 따라 보험료를 비싸게 받던지 아니면 

아예 가입 거부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영업자들은 의료보험비를 100% 

전부 자기가 부담을 해야하기 때문에 오바마 케어 이전에는 

많은 자영업자들이 의료보험이 없던지 아님 혜택이 별로 없는 의료보험을 

가입하고 있었습니다.

 

5. 미국은 병원에 가려면 무조건 비용이 많이 든다?

이건 보험 종류에 따라 다른데요 제가 가지고 있는 BCBS PPO plan의 경우

주치의를 볼 경우 무조건 office visit fee라고 해서 $20 본인 부담입니다.

PPO 이기 때문에 주치의 소견 없이 다른 분야 의사를 볼 수 있는데 이경우는

special office visit 이라고 해서 $40 입니다. 따라서 큰 병이 아니고 감기등으로

인해 작은 병으로 병원을 가는 경우는 한국보다 비용이 많이 든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암이나 수술 같이 큰 병이 났을 때 비용이 얼마나 드는 지 

잘 모르겠는데 제가 가지고 있는 의료보험은 maximum out-of-pocket money 라고 해서

1년간 자기 부담금 한계가 있습니다. 제 보험의 경우 개인당 $3,500 또는 가족당 $6,000 으로

제 부담금이 이 금액을 넘어가면 더 이상 부담을 하지 않습니다. 즉 큰 수술을 하게되어

검사비 수술비 입원비 해서 총 비용이 $100,000 이 나왔어도 본인은 $3,500 만 부담하면 됩니다.

그리고  일단 본인 부담금 $3,500 을 부담했다면 만일  같은 해에 다른 이유로 

병원을 갈 경우 그 해 말까지는 본인  부담 의료비는 $0 입니다.

 

6. 좋은 의료보험을 가지고 있으면 큰 걱정이 없다?

그럼 직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의료보험 혜택이 좋기 때문에

크게 아프더라도 본인 부담금 $3,500 만 내면 병원비 걱정이 없지 않느냐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게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립니다.

본인 부담금 $3,500 의 조건에 "보험에서 커버하는" 이라는 단서가 붙습니다.

성형수술 같은 건 보험에서 커버하지 않기 때문에 본인 부담금 $3,500 에 상관없이

무조건 100% 자기 부담입니다.

그리고 비용이 많이 드는 검사 (조직검사, 내시경, CT, MRI 등등)들은 

pre-authorization 이라고 해서  의사가 이러이러한 이유로 이 환자가 

이 검사가 꼭  필요하다는 걸 보험회사에 소견서를 제출하고 보험사 승인이 떨어져야

검사 비용을 보험에서 커버를 하지 보험회사 승인이 없는데 검사를 했다면

검사 비용 100% 자기 부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들은 비싼 검사를 

하는데 굉장히 신중하고 어지간 하면 검사를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도 캘리포니아에서 처음 발생한 환자가 처음에 의사를 봤을 때

코로나 검사를 해달라고 의사한테 요구를 했지만 의사가 CDC의 가이드 라인에 

완전히 일치하지 않아 보험회사에서 승인이 안 날 수 있다며 검사 신청을 거부하고

환자를 돌려보냈는데 환자가 열이 계속 나서 며칠이 지난 다음 다시 병원에 가서

검사 요청을 한 다음에 검사 승인이 나서 검사를 한 결과 양성으로 판정을 받았죠.

 

 

요약하자면 미국 의료보험은 경우에 따라서 (특히 큰 수술이나 암 치료 등) 한국보다 

본인 부담이  적을 수도 있지만  검사에 대한 보험 처리가 상당히 까다로워서 병을 

조기 발견해서  치료할 확률이  한국보다는 현저히 떨어진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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