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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호목사의 교회이야기

전병호 목사의 설교



2017년 3월 5일 주일아침 예배  시 65ㅣ1-13 驚蟄 신앙

 

 

‘정이월 다가고 3월이라네···‘ 이지만 우리 군산에는 봄이 없고 겨울의 연속이라고, 추위가 아직도 우리의 몸을 움츠리게 합니다. 그러나 아침에는 겨울이지만 낮에는 봄기운이 완연합니다. 겨울과 봄이 가끔 엎치락뒤치락 씨름을 할 테지만, 결국 봄이 이길 것입니다. 우리 시골집 마당에 겨울을 이겨낸 풀들이 가득 펼쳐져 있습니다. 어느새 계절은 입춘의 경계를 넘어 우수의 강을 건넜으며, 마침내 오늘이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일驚蟄日입니다.

 

경칩은 놀라다 일어난다는 '경(驚)' 자와 겨울잠 자는 벌레라는 뜻의 '칩(蟄)' 자가 어울린 말로 겨울잠 자는 벌레나 동물이 깨어나 꿈틀거린다는 뜻입니다. 만물이 깨어나는 경칩일에는 옛부터 젊은 남녀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은행 씨앗을 선물로 주고받고 날이 어두워지면 동구 밖에 있는 수나무 암나무를 도는 사랑놀이로 정을 다졌습니다. 

 

그래서 경칩은 우리나라 고유의 발렌타인데이라 하겠습니다. 발렌타인데이 때는 초코렛이나 사탕을 교환하지만 옛날 사람들은 경칩에는 몸에 좋다고 개구리 알이나 도룡뇽 알을 나누어 먹었다고 합니다.  또 단풍나무나 고로쇠나무에서 나오는 즙을 마시면 위장병에 효과가 있다고 해서 마시기도 했습니다. 이날 흙일을 하면 탈이 없고 빈대가 없어진다고 해서 담 벽을 바르거나 담장을 보수 하였습니다. 경칩은 봄이 오는 길목이라고 하겠습니다.

 

김기웅 작사작곡  박 인희노래 “봄이 오는 길”이란 노래를 아십니까?

 

산 너머 조붓한 오솔길에 봄이 찾아온다네 들 너머 뽀 얀 논밭에도 온다네
아지랑이 속삭이네 봄이 찾아온다고 어차피 찾아오실 고운 손님이기에
곱게 단장하고 웃으며 반기려 하네
하얀 새 옷 입고 분홍신 갈아 신고 산 너머 조붓한 오솔길에 봄이 찾아온다네
들 너머 뽀얀 논밭에도 온다네

 

 27년간 보존 생물학을 연구한 에릭 포스트(Eric Post) 캘리포니아 주립대학(The University of California) 생물학자는 지구의 북반구가 지구 온난화로 인해 10년 전보다 26일 일찍 봄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우리가 식물들을 연구하기 시작했을 때는 봄이 10년 전보다 26일이나 빨리 올 것이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지구 곳곳에 봄이 일찍 찾아왔습니다. 미국 워싱턴 DC에는 지난 2월 22일경에 벚꽃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제주도 서귀포에는 유채꽃이 가득 피어났습니다. 기상청은 중계방송하듯 봄소식의 전령인 개나리의 개화일정을 전하고 있습니다. 개나리는 서귀포에서 3월 22일 군산에는 3월 26일 그리고 서울에는 3월 27일 개화 될 것입니다. 그러나 좀 더 일찍 피기도 할 것입니다.  개나리뿐이랴! 생강나무, 산수유, 수선화까지 노란 봄꽃들은 차례로 반가운 얼굴을 내밀 것이 자명합니다.

 

이미 더 일찍 피어나는 들꽃들이 많이 있습니다. 어느새 얼음 곁에서 핀 꽃들은 아우성이 한창입니다. 저희 집 뜰에 이름도 몰라요 성도 모르는  2,3mm작은 들꽃이 피었는데 벌써 벌들이 꽃 사이를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봄의 전령이라 불릴 만합니다.

 

창8:22에서 “땅이 있을 동안에는 심음과 거둠과 추위와 더위와 여름과 겨울과 낮과 밤이 쉬지 아니하리라”
어떻든 봄이 경칩이란 길목을 돌아 우리에게 오고 있습니다. 봄의 길목에서 올 봄에 그 어떤 꽃이 이 강산에 활짝 피어날까? 진정 민주주의의 꽃이, 국민들의 화합의 꽃이, 경제안정화의 꽃이, 정의와 평화의 꽃이 피어나기를 소원해 보면서 우리는 어떤 희망의 꽃을 피울까? 잠시 묵상해 봅니다.
오늘은 사순절 첫 주일입니다.  멕시코에 가로수로 심는 신비한 꽃이 있는데 하까란다(Jacaranda멕시코 능소화)라는 꽃은 사순절이 시작할 때 피고 부활절 때에 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멕시코 사람들은 하까란다 꽃을 사순절의 꽃이라고 합니다. 우리 기독교인들에게 해마다 피어나는 꽃이 있습니다. 사순절 십자가에서 피어나는 사랑의 꽃이요 부활로 피어나는 영원한 생명의 꽃이 다시 이 땅에 피어나기를 기도해 봅니다.


봄이 오는 것을 싫은 사람이 있을까요?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김운정이란 분이
‘꽃 피는 봄이 싫은 사람’이란 시를 썼습니다.
< 눈사람을 만든 사람은 따뜻한 손길 차갑게 떠나갔는데
홀로 노을 속에 눈물지으며 따뜻한 세상 떠나가는 눈사람
꽃 피는 봄 오면 외롭게 떠나는 사람
꽃 피는 봄 오면 서럽게 떠나는 사람
꽃 피는 봄이 싫은 사람
가슴도 없는 눈물로 흘러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눈사람>

 

봄이 오는 것을 싫은 사람은 그 가슴이 얼음으로 채워진 사람일 것입니다. 감옥 같지 않은 감옥 같은 감옥에 갇힌 사람처럼 외롭고 서러워 봄이 오는 것을 싫은 그런 사람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서양을 막론하고 봄을 싫어하는 그런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서양 격언에는 봄은 처녀와 같고, 여름은 어머니와 같으며, 가을은 미망인과 같고, 겨울은 계모와 같다 고 표현하기도 하였습니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이 세상은 참으로 많은 변화가 옵니다. 이 새봄을 맞이하여 우리들의 신앙에도 봄이 오는 길목 경칩을 맞이하여야 하겠습니다.

 

驚 자의 구성은 공경 敬(경)에 말 馬(마)로 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 한문 글자를 보며 이상하게 여겼습니다. 왜냐하면 공경경 아래 말마자가 있는데 공경하다와 말이 어째서 놀랄 경자라고 하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그래서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서 성경에서 그 해답을 찾았습니다.
민수기 22장에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하여 가나안으로 가는 길목에 모압 나라를 지나가야 하는데 모압왕 발락이 이스라엘이 지나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저주하기 위해서 무엇이든지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선지자 발람에게 사람을 보내 이스라엘을 저주 하라 하십니다.

 

발람은 하나님께서 저주하지 말고 축복하라는 말씀을 듣고 거절을 하자, 많은 선물로 꾀어 드디어 발람이 이스라엘을 저주하기 위해 말을 타고 나가는데 성경에는 나귀라고 하였습니다. 그 앞을 하나님의 사자가 가로막았습니다. 선지자 발람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발람을 태웠던 말은 칼을 빼든 하나님의 사자를 보고 깜짝 놀라 뛰다가 담벼락에 발락의 발을 문질러 상하게 하였습니다. 발람이 자기 지팡이로 말을 때렸습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나귀의 입을 열어 말하게 하였습니다.
"내가 당신에게 무엇을 하였기에 나를 이같이 세 번 때립니까? 나는 일생동안 당신을 태우고 다닐 때 이같이 한적이 있습니까?“
여호와의 사자가 말하기를 “만일 말이 놀라 피하지 않았다면 내가 너를 죽였으리라”고 말하였습니다.
이 발람의 말이 천사를 보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놀랐다는 의미로 공경 敬 말 馬가 합쳐저서 놀랄 驚자가 되었다고 그렇게 저는 연구한 발표를 여러분에게 말씀드립니다.

 

우리는 이 봄이 오는 길목에서 마치 발람의 말이 천사를 보고 놀라듯 우리는 창조주 하나님의 봄의 섭리에 놀라 잠자는 믿음의 자리에서 벌떡 깨어나야 할 것입니다.

이제 우리들에게 이제까지의 고통과 아픔과 슬픔과 낙심의 신앙의 겨울은 지나갔습니다. 이제는 꽃이 피고 새가 우는 은혜가 충만한 봄의 계절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이 되고 첨단 문명과 문화의 극치의 시대라고 하여도 인간의 힘으로 가는 세월을 멈출 수가 없으며 오는 세월을 그 누가 막을 수가 있겠습니까? 겨울이 가고 봄이 오면 모든 천지만물 삼라만상이 변화가 되듯이 우리들의 신앙도 변화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봄이 되면 얼어붙었던 것들이 녹습니다. 봄이 되면 남쪽으로부터 불어오는 봄바람에 온갖 식물과 동물들과 곤충들이 깊은 겨울잠에서 깨어 일어나는 계절입니다. 앙상하게 죽은 듯이 겨울을 지낸 나뭇가지들은 물이 올라서 한결 부드러워 졌고, 새싹이 돋기 시작하였으며, 온갖 꽃나무들은 꽃봉오리를 피우게 될 것입니다.
       
이와 같이 우리의 믿음에도 경칩일 같은 깨어나는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죽은 듯 겨울을 지낸 나뭇가지들이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자 저마다 앞을 다투어 새싹이 돋아나듯이 우리들의 믿음에도 성령의 생기의 바람이 불어서 소생하는 역사가 일어나야 합니다. 그런데 봄이 와도 마른 가지 같은 믿음에 소생하는 믿음의 새싹이 돋아나지 않는 다면 두 가지 아직 그는 깊은 겨울 잠에 빠져 있거나 아니면 이미 죽은 가지일 것입니다. 경칩에 경이 무슨 글자라 했습니까? 놀랄 驚자입니다, 지금 사방에서 봄의 교향곡이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봄의 팡파레가 천지진동 합니다 그런데 겨울잠에서 놀라 깨어나지 않는다면 이미 죽은 믿음입니다.

 

깨어나야 삽니다. 몸도 영혼도 깨어야 합니다. 1908년 독일의 베를린 시내에서 폴란드 출신의 21세 젊은 피아니스트가 외로움과 배고픔, 장래가 희망 없어 보이는 자신을 한탄하며 인생을 포기하려고 목욕탕으로 가서 가죽 허리띠를 풀어 의자 위에서 목을 매고 만반의 준비 끝에 발로 의자를 걷어찼습니다. 그런데 걷어 찬 순간 낡은 허리띠가 뚝하고 끊어지면서 몸이 목욕탕 마루 바닥에 꽝하고 떨어졌습니다. 마루 바닥에서 앉아 흐느껴 울던 청년은 다시 일어나 피아노로 가서 열정적으로 피아노를 치고 나서 길거리로 나섰습니다. 세상이 새로 태어난 듯 보였습니다. 이 사람이 쇼팽 음악의 세계 최고 권위자이며 80세가 되어서까지도 피아노 연주로 전 세계의 존경을 받던 아더 루빈스타인(Arthur Rubinstein, 1889-1982)입니다.
오늘부터 4월 16일 부활절까지 사순절 기간은 봄을 맞이하는 기간 새로운 은혜와 축복을 기다리는 봄의 축제기간입니다. 봄의 생명 속에서 몸을 깨우고 영혼을 깨우는 여러분 되시기를 바랍니다.

 

에스겔 37:9-10절 말씀에 에스겔 선지자가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 할 때에 생기의 바람이 불어서 골짜기의 마른 뼈들이 살아나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오늘 경칩일 봄이 오는 길목에서 우리들의 심령에 성령의 생기가 불어와서 우리의 심령이 새롭게 소생하는 역사가 일어나기를 축원합니다.

경칩일에 두껍게 얼어붙었던 산골짝의 얼음도 녹고 얼어붙어서 흐르지 않던 냇물과 도랑물도 흐릅니다. 그래서 개구리들이 튀어 나옵니다. 얼마후면 개굴개굴 시끄럽게 개구리들이 울것입니다

 

중국사람들은 개구리 소리를 시끄러운 소리로 빗되어 괜히 성을 내거나 투덜거리는 것을 우와지노(雨蛙之怒) 즉 비오는 날 개구리가 성내는 소리 같다고 하고, 서로 헐뜯기만 하는 의논을 개구리와 매미 소리에 비유하여 와명선조(蛙鳴蟬噪: 오늘날 태극기 집회를 보면서<소동파(蘇東坡), 출도래진소승선상유제(出都來陳所乘船上有題)> 蛙鳴靑草泊 와명청초박  푸른 풀 자란 물가에서 개구리 울어대고, 蟬噪垂楊浦 선조수양포  수양버들 늘어진 갯가엔 매미소리 시끄럽다.)라고 하지만,
 

200년전 정약용 선생의 아들 정학유(丁學游, 1786∼1855)가 지은 농가월령가에 이런 노랫가사가 있습니다.

반갑다 봄바람이
의구히 문을여니
말랏든 풀뿔희는
속잎이 萌動한다
개고리 우는곳에
논물이 흐르도다

 

개구리 울음소리는 얼음을 녹이고 새봄을 노래하는 생명의 노래로 정학유선생은 노래하였던 것입니다. 

이제 경칩일 봄이 오는 길목에서 우리 신앙인들은 지금까지

 

낙심과 좌절로 얼었던 마음이 녹아야 합니다.
슬픔과 고통으로 얼었던 마음이 녹아야 합니다.
불신과 반목으로 얼었던 마음이 녹아야 합니다.
환난과 핍박으로 얼었던 마음이 녹아야 합니다.
이웃과 불화로 얼었던 마음도 녹아야 합니다.

 

녹아서 생수가 강같이 흘러야 합니다. 그곳에 우리의 심령을 새롭게 소생키는 성령의 봄바람이 불어오게 될 줄로 믿습니다.

2017년도의 봄을 맞이하여 우리들의 신앙에도 봄을 맞이하여 우리들의 마음에서부터 사랑의 강물이 그리스도의 은혜의 강물이 우리 라온 코이노니아에 창일하게 흘러서 저와 여러분들에게 하나님의 축복의 꽃이 가득 피어나기를 축원합니다.

봄이 되면 단비가 내립니다. 단비는 생명을 자라게 하는 성령의 단비입니다. 겨우내 잠자던 나무들에게도 생명을 주고 땅속에 잠들어 있던 모든 생물들에게도 생명을 줍니다.  그 생명의 단비로 산천초목이 무성하게 자랄 것입니다.

 

오늘 봉독한 시편 65: 10에서 “주께서 밭고랑에 물을 넉넉히 대사 그 이랑을 평평하게 하시며 또 단비로 부드럽게 하시고 그 싹에 복을 주시나이다.”라고 시인은 노래하였습니다.
183장 찬송의 후렴에
“가물어 매마른 땅에 단비를 내리시듯
성령의 단비를 부어 새생명 주옵소서“


봄을 영어로 'Spring'이라고 합니다. 샘물이 마구 솟아오르듯이, 용수철이 튀어 오르듯이 얼어붙었던 땅에서 생명의 기운들이 마구 솟아오르고 있습니다. 우리는 희망의 계절인 봄날에 다시 한번 개구리처럼 한 단계 도약(Jump)하는 삶을 살아야 할 줄로 믿습니다. 우리는 새봄을 맞이해서 지나간 과거는 훌훌 털어 버리고 새롭게 출발하는 계절로 삼아야 할 줄로 믿습니다. 여러분, 겨우내 묵었던 자리를 털고 일어나시기 바랍니다. 낙심의 자리, 절망의 자리, 실패의 자리에서 개구리 놀라 뛰어 오르듯 경칩의 믿음의 역사가 일어나시기를 바랍니다.

성령의 봄비가 우리들의 심령가운데 내리어, 겨우내 언 땅을 녹여주듯이 성령의 단비가 우리들의 얼었던 믿음을 녹여주시고 메말랐던 신앙생활에 생기가 솟아오르게 해야 하겠습니다. 믿음이 연약하여 자주 넘어지는 우리들을 일으켜 주시고 확신이 없어 항상 제자리에서 성장하지 못하는 우리들을 성령께서 친히 확신을 주시고 성장과  성숙을 가져오도록 힐 것입니다.

봉독한 시편 65편 11.12절에 “주의 은택으로 한 해를 관 씌우시니 주의 길에는 기름방울이 떨어지며 들의 초장에도 떨어지니 작은 산들이 기쁨으로 띠를 띠었나이다”
항상 우리와 함께 하시기를 원하시는 사순절 주님과 함께 힘차게 봄을 맞이하러 앞으로 나아가는 라온코이노니아 모든 가족들에게 새봄의 은혜와 기쁨이 충만하시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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