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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호목사의 교회이야기

1004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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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가수를 둘러싼 표절 소송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 미국 조지워싱턴대 연구에 따르면 1960년대 통틀어 10건을 넘기지 않던 표절 소송 건수는 2010년대 들어 90여 건으로 늘었다. 2020~2022년엔 25건에 이른다.

미국 팝가수 로빈 시크가 패소한 뒤 저작권법 소송이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당시에도 마빈 게이의 유가족이 표절 소송을 제기했다. 시크의 ‘블러드 라인스’(2013)가 마빈 게이의 ‘갓 투 기브 잇 업’(1977)을 베꼈다는 의혹이었다.

2015년 로스앤젤레스 지방법원은 로빈 시크가 유가족에게 약 500만달러에 달하는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로빈 시크가 패소한 뒤 팝스타를 향한 고소가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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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증가는 음원 시장 발전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형 음반사가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과거와 달리 저작권자의 몫이 늘어나서다. 유튜브가 확장하며 옛 유행가가 다시 인기를 끄는 사례도 잦아졌다. 유행가의 수명이 늘어나자 고소인이 원곡을 낸 지 한참 지나 표절 의혹을 제기하는 환경이 조성됐다.

전문가들은 불명확한 저작권법도 소송 남발의 배경이라고 지적한다. 미국 법원에서는 표절 여부를 판단할 때 피고가 원고의 곡을 알고 있었는지를 따진다. 원곡을 인지하고 있다면 표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문제는 판단 기준이다. 2019년 케이티 페리를 둘러싼 표절 소송에서 미 항소법원은 원고 플레임의 손을 들어줬다. 플레임의 노래가 유튜브에서 63만 회 재생됐다는 이유에서다.

곡의 유사성도 논쟁거리다. 미국 배심원단이 표절 여부를 따질 때 악보를 비교하고 동시에 곡의 분위기가 유사한지를 따졌다. 일각에서는 대중에 친숙한 음악을 선보여야 하는 대중음악 작곡가에게 불리한 조건이라는 불만이 나온다. 영국의 지식재산권(IP) 전문 변호사인 알렉스 퓨텔은 “팝 음악은 유행을 따르기 때문에 비슷한 모티프와 리듬이 나타난다”며 “대다수 대중음악이 비슷하게 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표절 소송을 우려한 탓에 미국에선 저작권 등록자 수가 크게 늘기 시작했다. 고소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슷한 곡의 작곡가를 모조리 저작권자로 등록해버리는 것이다. 1970년대 빌보드 차트 1위 곡의 저작권자는 평균 1.8명에 불과했다. 이 수치는 2010년대 5.3명으로 증가했다.

미국 팝스타 비욘세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가 지난해 선보인 노래 ‘에일리언 슈퍼스타’의 저작권자는 총 24명에 달한다. 과거에 나온 노래와 조금이라도 비슷하면 해당 곡의 원작자를 모두 저작권자로 기재했다. 마디 일부를 차용한 샘플링부터 곡의 뉘앙스를 따라한 ‘인터폴레이션(보간법)’ 등을 모두 따진 결과다.

미국 음악검색 플랫폼 오디오맥의 데이터 분석가인 크리스 달라 리바는 “표절 소송에서 원고에게 유리한 판결이 잇따르고 저작권 수익이 급증하면서 ‘대(大) 표절 소송 시대’가 열렸다”며 “만약 비틀스가 2015년에 ‘아이 필 파인’이란 곡을 냈다면 표절 의혹을 피하기 위해 작곡가인 존 레넌, 폴 매카트니를 비롯해 최소 여덟 명은 저작권자로 추가 등록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15/0004846318?sid=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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